엘르아살은 수석 제사장들 가운데 이름난 사람으로, 나이가 많고 하나님을 경외하는 모든 섬김에 온전했다. 그는 함께 있던 장로들에게 거룩하신 하나님께 기도하며 간구하라고 이르고 자신도 이렇게 기도했다.1
“지극히 높으신 왕이시며 강한 통치자이신 분, 만물을 붙드시고 모든 피조물을 자비로 다스리시는 분이여.2
“아버지여, 굽어보시고 아브라함의 씨와 주의 거룩한 사람 야곱의 자손들을 돌보소서. 그들은 주께서 친히 택하신 거룩한 몫, 곧 주의 백성입니다. 낯선 땅에서 이방인으로 가난하게 살던 이 백성이 악인들에게 헛되이 멸망당하고 있습니다.3
“주께서는 수많은 병거를 거느리고 크게 교만하여 거만한 말을 내뱉던 이집트의 강한 자 파라오와 그의 강대한 군대를 바다 깊은 곳에 빠뜨려 멸하셨습니다. 그리고 이스라엘의 씨에게 자비의 빛을 비추셨습니다.4
“야훼여, 주께서는 셀 수 없는 군대를 자랑하며 수많은 땅을 정복하고, 주의 거룩한 도성을 향해서도 교만하게 모독과 오만의 말을 내뱉던 앗수르 왕 산헤립을 짓밟아 낮추셨습니다. 그리하여 많은 민족에게 주의 위대하고 강한 통치를 알리셨습니다.5
“주께서는 헛되고 공허한 우상들을 섬기지 않으려고 몸을 불길에 내맡긴 바빌론의 세 친구를 불가마 속에서 지키셨습니다. 털 한 올도 상하지 않은 온전한 모습으로 그들을 이끌어 내시고, 그들의 원수들은 불꽃으로 태우셨습니다.6
“또 그의 고발자들은 삼켜지게 하시고, 사자들에게 해를 입고 죽도록 굴에 던져진 다니엘은 아무 상처 없이 빛으로 이끌어 내셨습니다.7
“또 바다 깊은 곳에 던져져 물고기에게 삼켜진 요나가 그 배 속에서 울며 주께 기도하자, 그의 목소리를 들으시고 살려 건지셨습니다. 아버지여, 이로써 모든 세대에 주의 능력과 위대함을 보이셨습니다.8
“이제 모욕과 큰 환난에 빠진 우리를 보소서. 주께서는 모든 것 위에 날개를 펴시는 자비로운 분이십니다. 속히 이스라엘의 씨를 굽어 살피소서. 그들이 악하고 부정한 민족들에게 모욕당하고 있습니다.9
“우리의 죄와 잘못이 우리를 고발하여 우리가 죽어야 한다면, 야훼여, 그래도 원수들의 손에서는 우리를 구해 주소서. 주께서 뜻하시는 대로 친히 우리를 징계하고 멸하소서.10
“분별없는 자들이 주께 사랑받는 이들의 멸망을 보고 헛된 신들을 찬양하거나, ‘그들의 하나님도 그들을 돕고 구원하지 못했다’고 말하지 못하게 하소서.11
“주께서는 모든 힘과 능력의 근원이신 야훼, 영원부터 지금까지 계시는 바로 그분입니다. 야훼여, 굽어보시고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악하고 분별없는 자들의 손에 까닭 없이 죽어 가는 이들에게 자비를 베푸소서.12
“오히려 오늘 누구도 이길 수 없는 주의 능력을 드러내소서. 이 민족들에게 두려움과 떨림을 일으켜 그 마음을 흩으시고 이스라엘의 씨를 구원하소서.13
“보소서, 이 수많은 젖먹이와 그 가족들이 눈물을 흘리며 크게 울고 주께 간청합니다.”14
모든 민족이 우리와 함께하시는 분은 야훼이심을 알게 하소서. 야훼께서는 우리에게서 얼굴을 돌리지 않으셨고, 말씀하신 대로 그들이 원수들의 땅에 있을 때에도 그들에게서 눈을 거두지 않으셨습니다. 그러니 이제도 우리와 함께하시며 평화를 주소서, 야훼여.15
엘르아살이 기도를 마치자, 왕은 모든 군대와 장비를 거느리고 유대인들이 머물러 있는 곳으로 왔다.16
유대인들이 그들을 보고 하늘을 향해 크게 부르짖자, 온 땅이 흔들리는 듯했고 왕의 모든 군대가 그 소리에 두려워하였다.17
그때 만물을 붙드시는 분이며 영광이 위대하신 야훼, 진리의 하나님께서 거룩한 얼굴빛을 비추시고 하늘 문을 여셨다. 그러자 영광스럽고 두려운 두 천사가 내려왔는데, 오직 유대인들에게만 보였다.18
두 천사는 원수들과 그들의 모든 군대와 진영 앞에 섰다. 그들을 두려움과 떨림과 공포로 가득 채우고, 꼼짝하지 못하도록 결박하였다.19
그들은 왕의 몸을 떨림과 전율에 사로잡히게 했다. 분노와 격노로 날뛰던 교만하고 거만한 왕은 제정신을 모두 잃었다.20
코끼리들이 왕의 군대를 향해 돌아서서 군사들을 짓밟고 죽이며 파멸시켰다.21
왕의 분노는 연민으로 바뀌었다. 그는 자신이 꾸며 실행하려 했던 모든 일을 생각하며 울었다.22
왕은 유대인들의 부르짖는 소리를 들었고, 모든 군사가 죽은 사람처럼 얼굴을 땅에 대고 엎드린 것을 보았다. 그는 울면서 자기 측근들에게 크게 화를 내며 말했다.23
너희의 악행은 왕들과 폭군들의 것보다 더 심하다. 너희는 그를 돕는 체하면서 어떻게 그의 통치권을 빼앗을지 궁리한다. 내가 그에게 온 마음을 기울인 것을 보고도 왕국에 해로운 일을 꾀하고 있다.24
우리와 맺은 우정을 지키고 우리 땅의 요새들을 지켜 준 사람들을 누가 이처럼 짐승처럼 결박해 끌고 왔느냐?25
또 대대로 처음부터 줄곧 우리와 평화롭게 지내며 우정을 지키고, 다른 모든 민족보다 더 충실히 여러 차례 우리 원수들과 맞서 준 사람들을 누가 이렇게 결박하고 혹독하게 괴롭혔느냐?26
이 부당한 결박을 당장 풀어라. 우리가 악한 계략으로 끌고 온 이들을 평안히 집으로 돌려보내라.27
만물을 붙드시는 하늘의 하나님의 자녀들을 풀어 주어라. 그 하나님은 예로부터 우리 조상들과 함께하셨고 우리와도 함께하시며, 우리 왕국을 온갖 파멸과 환난에서 지키고 언제나 우리의 길을 바로잡아 주셨다.28
왕이 이 말을 마치자 모두 풀려났다. 그들은 죽음에서 건져 주신 구원자 하나님을 찬양하며 감사드렸다.29
그 뒤 왕은 도시로 들어가 유대인들에게 이레 동안 포도주와 음식을 내주라고 명령했다. 그리고 그들을 죽여 없애려고 마련했던 바로 그곳에서 구원을 기념하는 잔치와 기쁨을 누리게 하라고 했다.30
전에 모욕을 당하고 죽음 직전까지 갔던 사람들은 이제 쓰라린 환난과 슬픔 대신 구원의 기쁨을 누렸다. 그들이 쓰러져 묻힐 곳으로 마련되었던 장소에는 상들이 늘어섰고, 잔치와 기쁨이 가득했다.31
그들은 환난과 슬픔을 떨쳐 버리고 조상들의 찬양과 시편을 불렀다. 자신들에게 놀라운 일을 행하신 하나님께 큰 소리로 감사하고 찬양하며, 하나님이 베푸신 평화의 표징을 기뻐했다.32
왕도 큰 잔치를 열어 많은 백성을 초대했다. 그는 자신을 영광스럽게 구원하신 하늘의 하나님께 끊임없이 감사드렸다.33
전에 유대인들을 죽여 짐승과 새의 먹이가 되게 하려고 준비하며 그 수까지 기쁘게 기록했던 자들은, 이제 자기들에게 닥친 일을 보고 탄식하고 괴로워했다. 그들은 수치를 입었고, 불같이 타오르던 오만과 분노도 꺼져 치욕 속에 놓였다.34
한편 유대인들은 앞서 말한 대로 시편과 찬양과 감사의 노래를 부르며 잔치하고 즐거워했다.35
그들은 어디에 살든 이 날들을 기쁨과 즐거움으로 지키기로 함께 결정했다. 먹고 마시는 일을 위해서가 아니라 하나님이 베푸신 구원을 기념하기 위해서였다.36
그들은 왕에게 나아가 고향 집으로 돌아갈 수 있게 놓아 달라고 청했다.37
그들의 등록은 그달 스물다섯째 날부터 마흔넷째 날까지 이어졌다. 그들을 없애기로 정한 날은 다섯째 날부터 일곱째 날까지 사흘이었다.38
그 날들에 만물을 다스리시는 야훼께서 위대하심과 자비의 영광을 드러내시고, 크고 놀라운 일로 그들을 구원하셨다.39
그들은 왕이 내준 음식으로 열넷째 날까지 잔치를 즐겼다. 그날 왕에게 나아가 떠나보내 달라고 청했다.40
왕은 그들을 칭찬하고 깊이 감사하며, 모든 도시의 총독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다음과 같이 써 주었다.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