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명령이 전해지는 곳마다 이방 민족들은 크게 기뻐하고 환호하며 즐거워했다. 그들은 마치 이 일을 기다려 온 사람들처럼 공개적으로 명령을 실행할 권한을 받았다.1
그러나 유대인들은 큰 슬픔에 잠겼다. 그들은 소리 높여 울고 부르짖으며 몹시 탄식했다. 사방에서 고난이 에워싸고, 전혀 예상하지 못한 멸망과 죽음의 판결이 갑자기 닥쳤으므로 고통과 괴로움이 가슴 깊이 파고들었다.2
도시와 마을과 거리와 광장 어느 곳도 슬픔과 큰 통곡으로 가득하지 않은 곳이 없었다.3
그들은 모든 도시에서 총독들에게 붙잡혀 강제로 끌려가며 크고 쓰라린 고난을 겪었다. 그 고난이 너무도 혹독하고 참혹하여 원수들마저 그 모습을 보고 가슴 아파하며 울었다.4
사람들은 존경받는 수많은 노인이 모욕을 당하며 강제로 끌려가는데도, 끌고 가는 자들이 조금도 부끄러워하지 않는 모습을 보았다.5
막 결혼한 신부들은 젊은 날의 신방을 떠나 기쁨 대신 울음을 맞았고, 향유 대신 머리에 재를 뿌렸다. 면사포를 빼앗기고 혼례복이 수치로 바뀐 채 강제로 끌려왔다.6
그들은 이방인들에게 쇠사슬로 단단히 묶인 채 온갖 고난을 겪으며 거리를 지나 배까지 끌려왔다.7
그들의 동료들도 강제로 끌려왔다. 이들은 관 대신 목에 쇠고리를 걸었고, 젊은 날과 남은 혼인 잔칫날의 기쁨과 즐거움 대신 슬픔과 울음과 탄식에 잠겼다. 죽음이 눈앞에 닥친 것을 보고 있었다.8
그들은 짐승처럼 쇠사슬에 결박된 채 강제로 배에 실렸다. 어떤 사람은 목이 묶였고 다른 사람은 발이 묶였다.9
어떤 이들은 배의 판자에 묶인 채 사방에서 짓눌려 조금도 숨을 돌릴 수 없었다.10
그들이 모두 배에서 내려 왕 앞에 이르자 왕은 그들을 성 밖의 넓은 장소에 가두라고 명령했다. 누구든 나가 그들을 모욕하며 구경할 수 있게 하려는 것이었다. 왕의 군대가 사방을 에워싸 아무도 달아나지 못하게 했다.11
왕은 이렇게 조치한 뒤, 유대인들의 동족이 그들에게 나아와 형제들에게 닥친 고난과 재앙을 슬퍼하며 울고 탄식한다는 소식을 들었다.12
왕은 크게 격분하여 이들도 먼저 붙잡힌 동료들과 똑같이 온갖 고난을 겪게 하고, 그들이 당한 고통을 조금도 덜어 주지 말라고 명령했다.13
왕은 그들을 한 사람씩 이름으로 등록하게 하고, 모두 파멸시킬 날을 정했다.14
서기관들은 해 뜰 때부터 해 질 때까지 혹독하고 쓰라린 압박을 받으며 부지런히 명단을 작성했다. 왕은 전원을 등록하는 데 사십 일을 주었다.15
그러나 왕은 기뻐하며 우상들의 신전에서 큰 잔치를 벌였다. 그는 눈먼 어리석음과 지독한 교만에 사로잡혀 말하지도 듣지도 못하는 눈먼 우상들을 찬양했다. 반면 공정과 의는 깔보고 멸시하며 모독적인 말을 내뱉었다.16
정해진 기간이 지나자 서기관들은 왕에게 나아가 말했다. “유대인의 수가 너무 많아 저희가 전부 등록할 수 없습니다.”17
“그들의 수를 헤아릴 수도 없습니다. 온 땅이 그들로 가득하고 유대인이 살지 않는 집이 하나도 없기 때문입니다. 이집트의 총독들조차 그 수를 셀 수 없음이 분명합니다.”18
왕은 이 말을 듣자 서기관들이 유대인들에게 뇌물을 받고 핑계를 대는 것이라 여기며 크게 분노했다. 그러자 그들은 왕에게 다가가 사실을 있는 그대로 설명했다.19
그들은 작성한 명부들을 왕에게 보여 주면서, 기록에 쓰던 갈대펜까지 모두 닳아 없어졌다고 말했다.20
그러나 이 일은 결코 패배하지 않는 하나님의 능력이 섭리하여 유대인들을 도우신 것이었다.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