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곳을 떠나 기드론 골짜기의 땅굴에 머물며 자신을 거룩하게 하였다. 빵을 먹지 않아도 배고프지 않았고 물을 마시지 않아도 목마르지 않았으며, 명령받은 대로 일곱째 날까지 그곳에 있었다.1
그 뒤에 나는 그분이 내게 말씀하셨던 그곳으로 갔다.2
해가 질 무렵 나는 깊은 생각에 잠겨 전능하신 분 앞에서 이렇게 말하기 시작하였다.3
오, 땅을 만드신 분이여, 제 말을 들으소서. 당신은 말씀으로 궁창을 세우고 영으로 높은 하늘을 굳게 하셨으며, 세상이 시작될 때 아직 없던 것들을 불러내시니 그것들이 당신께 순종합니다.4
당신은 손짓 하나로 공기에게 명령하시며, 앞으로 일어날 일도 이미 지나간 일처럼 보십니다.5
당신은 앞에 서 있는 군대들을 크신 지혜로 다스리시며, 불꽃과 불의 세계에서 지으신 셀 수 없이 많은 거룩한 생물들, 곧 당신의 보좌를 둘러선 이들을 위엄으로 다스리십니다.6
당신만이 원하시는 모든 일을 한순간에 행하실 수 있습니다.7
당신은 빗방울 하나하나를 세어 땅에 내리시며, 아직 오지 않은 시대의 끝도 홀로 아십니다. 제 간구를 살펴 주십시오.8
당신만이 현재 있는 사람과 지나간 사람과 장차 올 사람, 죄짓는 사람과 의롭게 되는 사람을 모두 감당하실 수 있습니다. 당신은 헤아릴 수 없는 살아 계신 분입니다.9
당신만이 죽지 않으시며 헤아릴 수 없는 살아 계신 분이고, 모든 사람의 수를 아십니다.10
오랜 세월 동안 많은 이들이 죄를 지었으나, 의롭게 된 다른 이들 역시 적지 않았습니다.11
죄인들의 마지막이 어디에 보존되어 있는지, 의롭게 된 이들의 완성이 어디에 마련되어 있는지 당신은 아십니다.12
정녕 이 세상의 삶이 사람에게 주어진 전부라면, 이보다 더 쓰라린 일은 없을 것입니다.13
병약함으로 바뀔 힘, 굶주림으로 바뀔 풍족한 양식, 추함으로 바뀔 아름다움이 무슨 유익이 있습니까?14
사람의 본성은 끊임없이 변합니다.15
우리는 과거의 모습 그대로 지금 존재하지 않으며, 지금의 모습 그대로 앞으로 남아 있지도 않습니다.16
모든 것에 마침내 끝이 없다면, 그 모든 시작도 헛된 것이었을 것입니다.17
그러나 당신에게서 오는 모든 것을 제게 알려 주시고, 제가 구하는 일을 깨닫도록 밝혀 주십시오.18
썩어 없어질 것이 언제까지 지속되며, 죽을 사람들의 시대가 언제까지 형통하겠습니까? 세상을 살아가는 이들은 언제까지 큰 악에 자신을 더럽히겠습니까?19
그러므로 자비를 베풀어 명령하시고 약속하신 모든 일을 이루어 주십시오. 당신의 오래 참으심을 무능함으로 여기는 자들에게 당신의 능력을 알리십시오.20
알지 못하는 자들에게 보여 주시고, 우리와 우리 성읍에 지금까지 닥친 일을 그들이 보게 하십시오. 당신의 오래 참으심이 어떻게 심판을 억누르고 있었는지도 알게 하십시오. 당신이 우리를 당신의 이름으로 불리는 사랑받는 백성이라 하셨기 때문입니다.21
그러므로 이제부터 모든 죽을 본성이 드러나게 하십시오.22
이제 죽음의 천사를 꾸짖으십시오. 당신의 영광을 나타내시고 아름다우신 위대함을 알리십시오. 스올을 봉인하여 더는 죽은 이들을 받지 못하게 하시고, 그 안에 갇힌 영혼들을 영혼의 창고에서 돌려보내게 하십시오.23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의 시대부터, 그리고 그들을 닮아 땅속에 잠든 모든 사람의 시대부터 헛되이 지나간 듯한 세월이 너무 많습니다. 그들은 당신이 그들을 위하여 세상을 창조했다고 말씀하신 이들입니다.24
이제 당신의 영광을 속히 나타내시고, 이미 결정하신 일을 늦추지 마십시오.25
이 기도를 모두 마치자 나는 몹시 쇠약해졌다.26